내년 대선 초반 판세의 기선을 잡기 위한 여야 후보들의 경쟁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중도 진영을 조기에 선점하기 위해 각 후보 진영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선 대선 초반 판세의 흐름은 대선 주자로 선출된 컨벤션 효과를 등에 업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한 국면을 보이고 있다. 후보로 선출되기 전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접전 양상을 보였던 그의 지지율은 최근 40%대를 넘어서고 있다. 우려됐던 경선 후유증도 최소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이견도 잠잠해지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15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덕담을 주고 받았다. 정치권에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를 맡아 이번 대선을 지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에선 중도 확장을 위해 당 밖의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국민통합위원회’ 발족도 검토하고 있다. 선대위와는 별도로 호남과 영남 등 전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인사들을 포진시키며 정권교체의 틀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내부 결속과 함께 중도 확장의 틀을 만들어 가면서 대선 초반 기선을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카드도 보수 진영에는 비장의 카드로 꼽히고 있다.

반면, 지난달 10일 후보 선출 이후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역벤션’을 안고 출발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줄곧 30%대의 박스권 지지율에 갇혀 있다. 현장 밀착형 행보와 정책적 이슈 파이팅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도 ‘이재명 바람’은 그리 강하지 않고 영남에서도 반전의 모습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다. 진보의 결집과 중도 확장에는 2%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력한 응집력을 바탕으로 한 임팩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15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여권 내부 등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낸 것은 이같은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초반 흐름을 돌려놓기 위해 후보가 거의 모든 현안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하며 직접 돌파하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민주당내 일각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반전의 계기를 잡지 않으면 초반 판세 흐름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월 초가 구정이라는 점에서 1월 중순까지는 판을 뒤집어야 대선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후보자들의 TV 토론 등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이 후보의 경쟁력이 돋보이면서 무난하게 대선 판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초반에 약간 거리를 두다가 중반전에 따라붙어 후반전에 역전을 이루는 시나리오다.

이런 가운데 주말을 이용해 8주간 전국을 누비는 민생 대장정,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프로젝트의 닻을 올린 이 후보는 민생을 바탕으로 진보 진영을 결집시키고 중도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서는 조만간 민생의 바닥에서부터 ‘이재명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내주에는 광주·전남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거대 정당 후보들과는 차별화된 정책과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힘이 부족해 보이는 상황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