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청탁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았는데도,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로비 자금으로 받은 금액에 비해 벌금액이 못 미친다는 점에서 일반 시민들 눈높이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2단독 박민우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77)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 “아들을 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취업시켜주겠다”며 로비 자금 명목으로 B씨에게 1000만원을 요구해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애초 A씨는 300만원의 약식명령에 처해졌는데, 법원이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정식 재판에 넘겨졌었다. 약식명령은 법원이 공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 과료, 몰수 등의 처분을 부과하는 것으로, 법원은 취업 청탁에 대한 엄벌의 필요성을 감안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재판부도 선고 과정에서 A씨가 피해자 B씨 아들의 취업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죄질을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잘못을 뉘우치고 인정하는 점, 고령인 점 등을 들어 검찰의 약식명령 청구액과 동일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