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없는 중증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달성한 뒤 하산길에 실종된 김홍빈 대장의 장례 절차가 4일 산악인장(葬)으로 시작됐다. 이날 정부의 체육훈장 ‘청룡장’도 추서됐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김 대장의 분향소가 마련된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을 직접 찾아 고인의 영정을 모신 제단에 청룡장을 안치했다.

청룡장은 체육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으로, 체육 발전에 공을 세워 국가 발전 등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인사에게 수여되는 훈장이다.

황 장관은 청룡장 추서식을 거행하고 나서 “김 대장이 살아오신 치열한 삶과 끝없는 도전정신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망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김 대장 발자취를 남기고 업적을 보전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대장의 분향소가 마련된 염주체육관 1층에는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 대장과 오랜 추억을 함께 쌓아왔던 지역 산악인들이 가장 먼저 분향소를 찾았고, 광주시의회 의원들도 오전 10시께 분향소를 찾아 합동 참배했다. 분향소에는 김 대장이 평소 사용했던 등산 장비가 유품을 대신해 안치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각계 인사와 단체가 보낸 추모 화환은 분향소 한편을 빼곡히 채웠다.

한편, 브로드피크 원정에 참여한 광주 출신 대원 3명은 전날 늦은 오후 귀국했으나 김 대장의 장례에는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이 머문 파키스탄이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위험 국가’로 지정되면서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2주간 의무 격리해야 한다.

김 대장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절차인 영결식은 오는 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유가족, 동료 산악인 등이 고인의 마지막 여정을 배웅할 예정이다.

김 대장은 지난달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8074ｍ)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900ｍ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뒤 다시 실종됐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