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키워드로 본 ‘트렌드 코리아 2021’
돈과 소비 편견없는 자본주의 키즈·색다름 즐기는 롤코족 등
팬데믹 길들이는 ‘카우보이 히어로’ 등장
팬데믹 길들이는 ‘카우보이 히어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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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위)와 달고나커피 챌린지는 롤코 세대가 원하는 ‘짧게 즐기고 빠지기’의 요소를 갖춤으로써 폭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출처: 유튜브, 인스타그램 캡처> |
소비트렌드를 연구하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팀은 백신의 기원이 된 소의 해를 맞아 현실을 직시하되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에서 ‘COWBOY HERO’를 2021년의 10대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했다. 날뛰는 소를 마침내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팬데믹의 위기를 헤쳐나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2021년은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까?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2021’을 요약했다.
경제 규모가 90% 미만으로 수축되는 이른바 ‘90% 경제’가 지속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기업들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전환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유통 등 이른 바 언택트 트렌드가 새로운 전개를 보이고, 아날로그와 본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이 모든 변화가 바이러스로 인한 새로운 경제, 바이러스 V가 몰고 온 ‘브이노믹스(V-nomics)’다.
![]() 자본주의 키즈는 소비도 게임식으로 한다. 판매 시작 5분 만에 완판된 참이슬 백팩 . <무신사> |
#Best We Pivot(거침없이 피보팅)= 축을 옮긴다는 스포츠 용어 ‘피보팅(pivoting)’이 코로나19 이후 사업 전환을 일컫는 경제용어가 됐다. 이제 피보팅은 단지 위기 상황에서의 방향 수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운영 전반의 중요한 트렌드로 확장하고 있다. 위기는 부실한 기업을 솎아내는 자본주의의 정리 매커니즘이다.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혁신을 창조하는 기업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의 변화하는 행동양식’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업이다. 코로나19 위기와 디지털 대변혁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앞둔 지금, ‘거침없이 피보팅’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On This Rollercoaster Life(롤코라이프)= 1995년 이후에 출생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세대인 Z세대는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른 라이프스타일로 기성세대와 기업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갑자기 뜬 챌린지에 너도나도 몰려들고 특이한 것에 반응하며 색다름을 즐긴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트렌드를 ‘롤코라이프’라 명명하고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이들을 ‘롤코족’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롤코족은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반짝 열광하고 하나의 브랜드에 정착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다양한 브랜드를 좇는 방식으로 늘 새로움을 찾아다닌다. 기업들도 오랜기간 공들여 준비한 100% 완벽한 마케팅보다는 미완성일지라도 끊임없이 치고 빠지는 ‘숏케팅’이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 홈트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펠로톤. <출처 nepeloton.com> |
![]() 번개장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안전결제 서비스.
<출처 구글플레이 번개장터> |
#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CX 유니버스)= 상품과 브랜드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넘쳐나는 소비자 정보 속에서 고객충성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디지털 편의성에 최적화 된 소비자들을 위해 브랜드를 관리하고 디지털 전환(DT)을 이룩하려면 ‘고객경험(CX·customer eXperience)의 총체적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 CX는 신뢰와 몰입을 거쳐 충성까지 가는 여정이다. 이 과정은 반복될수록 확고해지는데 이를 ‘CX 사이클’이라고 한다. 충성 고객이 사라진 시대, CX 사이클은 고객충성이라는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다.
#‘Real Me’: Searching for My Real Label(레이블링 게임)= MBTI, 꼰대레벨, 대학교 학과 테스트 등 각종 성향 테스트가 인기다. 다원화한 현대사회에서 ‘찐(진짜)’ 자아를 찾으려는 현대인의 갈구다. 팬데믹 시대의 현대인이 자기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일컫는 ‘레이블링 게임’이라는 용어를 제시한다. 소비자들은 각종 테스트를 통해 자기정체성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자기 유형에 맞춘 소비를 하게 됐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 정체성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브랜드를 구매하는 걸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Ontact’,‘Untact’ with a Human Touch(휴먼터치)=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조명받은 트렌드는 ‘언택트(untact)’ 기술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택트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인간과의 단절이 아니라 인간적 접촉을 보완해주는 ‘휴먼터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휴먼터치는 말 그대로 ‘인간의 손길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휴먼터치는 대단한 첨단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에 다가가는 진정성을 가진 조직이라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미래의 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