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서 굉음을 동반한 과속차량 때문에 운전자들이 공포에 떠는 도로는 어디일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도로에서 최근 5년간 시속 150㎞를 초과한 ‘초과속’ 차량은 115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행 법규상 아무리 과속을 해도 과태료를 13만원까지 밖에는 부과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초과속 차량들이 적발된 구간을 살펴보면 영암~순천간 고속도로 순천방향(보성군 조성면 대곡리 부근)이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구간에서는 적발된 초과속 차량들의 평균 속도는 시속 192.58㎞에 달했다.

뒤이어 광주제2순환도로 지산터널 앞(두암IC)과 제2순환도로 진월IC 부근에서 각각 8대의 초과속 차량이 적발됐다.

고속도로와 순환도로 등을 제외하면 광주시 광산구 SK텔레콤 앞(무안방향) 도로에서 가장 많은 7대의 초과속 차량이 단속에 적발됐다.

평소 출퇴근길 광산구 SK텔레콤 앞 도로를 이용한다는 직장인 김모(여·50)씨는 “밤 늦게 퇴근을 하다 보면 상향등을 켠 채 뒤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차량들 때문에 겁이 난다”고 말했다.

적발된 초과속 차량들의 속도를 분석해보면 시속 200~247㎞ 13대, 190~199㎞ 25대, 180~189㎞ 22대, 170~179㎞ 24대, 160~169㎞ 24대, 150~159㎞ 7대였다. 시속 180㎞를 초과한 차량이 60대로 무려 52%에 달했다.

최고 위반 속도를 기록한 차량은 벤츠 S63 AMG 차량으로 올해 광주~대구간 고속도로(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부근)를 시속 247㎞로 질주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광란의 질주를 벌인 운전자들에게 고작 13만원의 과태료 처분만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247㎞로 질주한 차량과 151㎞로 내달린 차량의 과태료는 13만원으로 동일했는데,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제한속도를 60㎞/h 초과할 경우 운전자에게 과태료 13만원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올 12월 10일부터는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에 따라 제한속도를 80km 넘겨 운전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개정안에 따르면 제한속도를 80㎞/h 초과하면 30만원 이하의 벌금, 제한속도를 100㎞/h 초과하면 100만원 이하의 벌금, 3회 이상 제한속도를 100㎞/h 초과해 운전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예를 들어 제한속도가 시속 80㎞인 도로에서 160㎞/h로 질주하면 벌금 30만원 처분을 받고, 180㎞/h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 3회 이상 적발되면 최대 1년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개정안에도 교통전문가 사이에서는 초과속 운전의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른 운전자에게 공포감을 주는 초과속 운전은 사고 발생시 심각한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폭력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처벌 수위를 강화해 운전자에게 심리적인 경각심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백승권 광주시 교통문화연수원 과장은 “우리나라는 교통 선진국에 견줘 교통법규 위반에 관한 범칙금이 낮은 편으로, 스웨덴의 경우 개인 소득에 비례해서 범칙금을 물리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상향 추세이기는 하지만 더욱 강화돼야 한다. 범칙금의 상향이 교통사고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건 이미 교통선진국에서 증명됐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