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민사재판이 늘어지고 있다. 무려 2년을 넘겨 ‘늑장 선고’된 민사 본안사건(1심)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다, 평균 재판 기간도 길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민사 소송 상당수가 서민들의 고충을 대변하는 ‘민생 사건’으로 재산권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 뿐 아니라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7일 대법원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본안 1심 사건 중 2년을 초과해 선고된 사건이 최근 5년 간 매년 늘어났다.

광주지법의 경우 2년을 초과해 선고된 민사본안 1심 사건이 지난 2015년 195건에서 297건(2016년)→342건(2017년)→385건(2018년)→404건(2019년) 등으로 증가세다. 올해도 2년을 넘겨서야 ‘늑장 선고’된 사건이 상반기까지 181건에 달했다는 게 김 의원측 분석이다.

광주지법 민사본안 사건 평균처리기간도 매년 길어지는 양상이다. 현행 민사소송법은 민사 본안 사건에 대해 1심에서 5개월, 항소심이나 상고심은 기록을 받은 날로부터 5개월 이내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광주지법의 경우 민사본안(1심) 사건 평균처리기간은 5년 전(4.9개월)에만 1심 법정선고기준을 지켰을 뿐 5.2개월(2016~2018)→5.4개월(2019년)로 길어졌고 올 상반기에도 5.6개월의 처리기간을 보였다는 국회 법사위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기헌 의원 지적이다. 상소(항소·상고)심도 다르지 않다. 광주지법은 6.8개월(2015년)→7.3개월(2016년)→8.0개월(2017년)→8.3개월(2018년)→8.0개월(2019년)→8.4개월(2020년 상반기) 등으로 법정선고기간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에게 신속한 재판을 보장하기 위한 법정선고기간이 무색하다는 말이 나올만하다.

김진애 의원은 “긴 재판은 일상생활을 하는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며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광주법원은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찾아가지 않아 국가로 귀속된 금전 공탁금이 이자를 포함해 47억47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귀속 건수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666건에 달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공탁금 찾아주기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공탁금이란 민·형사 사건에서 당사자 사이에 배상금이나 합의금 등이 발생할 경우 일단 법원에 맡기는 돈으로, 10년 동안 찾아가지 않으면 모두 국고로 들어간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