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지산유원지 조성사업 시행자를 지정한 행정 처분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아시아문화전당 관광 코스와 연계해 침체된 구도심 지역 경기 활성화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광주시와 동구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광주시의 사업시행자 지정 무효”=광주지법 행정 2부(부장판사 이기리)는 지산유원지 조성사업 일대 토지소유자인 H사가 광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소송에서 “광주시가 나경인터내셔날을 지산유원지 조성사업 시행자로 지정한 처분은 무효”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H사는 광주시의 지산유원지 사업시행자 지정 과정에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업대상 토지 3분의 2이상 소유 및 토지 소유자 2분의 1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 등이 지켜지지 않은 점을 내세워 법원에 소송을 냈었다. 앞서, 나경개발은 광주시에 사업 대상 토지 전체 소유자 142명 중 72명의 동의서를 제출했고 광주시는 지난 2018년 3월, 지산유원지 일대 82만9250㎡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사업 시행자로 나경인터내셔널(나경개발)을 지정, 고시한 바 있다.
재판부는 “광주시의 시행자 지정 처분은 하자가 중대·명백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토지소유자의 진정한 의사가 확인되지 않는 동의서는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없는데, 나경개발이 제출한 72명의 동의서 중 52명의 경우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거나 첨부된 인감증명서와 동의서의 인영(印影)의 육안으로도 일치하지 않아 소유자의 진정한 의사에 의해 작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나경개발은 결국 사업 대상 토지 소유자 중 20명의 유효한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광주시의 행정 처분은 관련법이 요구하는 토지소유자의 동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광주시는 동의서 외관상 하자를 쉽게 알 수 있음에도 유효로 처리한 점 등에 비춰 하자의 명백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언제쯤 달라질까=지역사회 안팎에서는 지산유원지와 연계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에서 광주시의 허술한 행정 때문에 26년 동안 도심 흉물로 전락한 ‘지산유원지’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산유원지는 지난 1978년 4월 문을 연 이래 호텔, 골프연습장, 모노레일, 유희시설, 각종 상가 등을 갖추면서 광주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 70~80년대 소풍과 수학여행 뿐만 아니라 신혼여행객까지 찾는 대표 관광지였다.
하지만 1994년 사업자의 부도로 인해 호텔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유원지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도심속 흉물로 전락한 상태로 방치됐다.
동구가 지산유원지를 ‘랜드마크’(지역을 대표하거나 다른지역과 구별되는 지형 또는 시설물)로 만들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음악회, 커피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이곳에서 진행했지만, 낙후된 시설로 인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기는 힘들었다.
지난 2018년 도시개발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나경인터내셔날(2003년 호텔, 유원지 부지 등을 인수)은 전체 93만여㎡ 중 급경사지 등 개발이 어려운 11만㎡를 제외한 82만9000㎡에 호텔, 컨벤션센터, 직업체험관, 수영장, 짚라인 등을 갖춘 복합유원지를 조성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낸 바 있다.
사업계획서에는 바이킹 등 9종 유희시설 최신화 된 4D어드벤쳐 수영장 등 테마동 7종(VR게임장, 짚라인, 전시관, 천문대 등)으로 변경하고, 숙박시설 일부를 비지니스 호텔로 리모델링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나경 측은 지산유원지 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인가 신청일을 미루는 등 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동구 등 지자체들 설명이다.
동구는 지난 3월 광주시 요청으로 지산유원지 토지 소유자들의 명의 신탁여부를 조사한 결과, 본인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마쳐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소유자가 32명에 달한 사실을 확인해 동부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동구 관계자는 “지산유원지가 동구 관광활성화의 중추적 요소 중 하나”라며 “적극적인 개발 의지를 가진 민간사업체가 시행자로 나선다면 행정차원에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광주시의 사업시행자 지정 무효”=광주지법 행정 2부(부장판사 이기리)는 지산유원지 조성사업 일대 토지소유자인 H사가 광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소송에서 “광주시가 나경인터내셔날을 지산유원지 조성사업 시행자로 지정한 처분은 무효”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광주시의 시행자 지정 처분은 하자가 중대·명백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토지소유자의 진정한 의사가 확인되지 않는 동의서는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없는데, 나경개발이 제출한 72명의 동의서 중 52명의 경우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거나 첨부된 인감증명서와 동의서의 인영(印影)의 육안으로도 일치하지 않아 소유자의 진정한 의사에 의해 작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법원은 또 “광주시는 동의서 외관상 하자를 쉽게 알 수 있음에도 유효로 처리한 점 등에 비춰 하자의 명백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언제쯤 달라질까=지역사회 안팎에서는 지산유원지와 연계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에서 광주시의 허술한 행정 때문에 26년 동안 도심 흉물로 전락한 ‘지산유원지’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산유원지는 지난 1978년 4월 문을 연 이래 호텔, 골프연습장, 모노레일, 유희시설, 각종 상가 등을 갖추면서 광주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 70~80년대 소풍과 수학여행 뿐만 아니라 신혼여행객까지 찾는 대표 관광지였다.
하지만 1994년 사업자의 부도로 인해 호텔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유원지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도심속 흉물로 전락한 상태로 방치됐다.
동구가 지산유원지를 ‘랜드마크’(지역을 대표하거나 다른지역과 구별되는 지형 또는 시설물)로 만들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음악회, 커피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이곳에서 진행했지만, 낙후된 시설로 인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기는 힘들었다.
지난 2018년 도시개발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나경인터내셔날(2003년 호텔, 유원지 부지 등을 인수)은 전체 93만여㎡ 중 급경사지 등 개발이 어려운 11만㎡를 제외한 82만9000㎡에 호텔, 컨벤션센터, 직업체험관, 수영장, 짚라인 등을 갖춘 복합유원지를 조성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낸 바 있다.
사업계획서에는 바이킹 등 9종 유희시설 최신화 된 4D어드벤쳐 수영장 등 테마동 7종(VR게임장, 짚라인, 전시관, 천문대 등)으로 변경하고, 숙박시설 일부를 비지니스 호텔로 리모델링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나경 측은 지산유원지 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인가 신청일을 미루는 등 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동구 등 지자체들 설명이다.
동구는 지난 3월 광주시 요청으로 지산유원지 토지 소유자들의 명의 신탁여부를 조사한 결과, 본인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마쳐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소유자가 32명에 달한 사실을 확인해 동부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동구 관계자는 “지산유원지가 동구 관광활성화의 중추적 요소 중 하나”라며 “적극적인 개발 의지를 가진 민간사업체가 시행자로 나선다면 행정차원에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