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취미생활과 모임 등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친구, 지인과의 만남보다는 집에서 홀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등의 취미활동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시간과 장소, 인원의 제약이 없는 ‘랜선’ 모임을 통해 책, 영화 등을 함께 보고 소감을 나누는 이들이 늘고 있다.

랜선 모임은 온라인 네트워크를 매개로 SNS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영상통화 등을 이용해 모임을 하는 것이다.

북카페 손탁앤아이허는 7~10월 계획한 ‘소설가 이지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소설에서 만나는 질병의 풍경’ 중 7월 모임(16·30일)을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나머지 일정은 코로나 19 확산 추이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모임은 2002년 사스, 2015년 메르스에 이어 2020년 등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이 주제다.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질병이 문학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소설을 통해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페스트’, ‘개인적인 체험’, ‘발작’, ‘정신 병동 이야기’ 등을 매개로 전염병 뿐 아니라 개인에게 다가가는 각종 질병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흔드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은 어떻게 변모하는지 탐구할 예정이다.

이밖에 ‘인생의 베일’, ‘눈먼 자들의 도시’, ‘제5도살장’, ‘한국소설 속에 나타난 병’ 등도 다룬다.

독립서점 러브앤프리는 온라인 모임 ‘침묵의 땡땡방’을 운영중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이루어지며 모임 이름처럼 말 없이 오직 이미지로만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날 읽은 책의 마음에 드는 부분이나 필사한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대화방에 올리거나 책을 읽고난 후의 느낌을 이미지로 표현하면 된다.

‘인문학으로 영화 읽기’ 모임은 오는 18일 오후 7시 열릴 예정이던 모임을 온라인(zoom 화상회의)으로 진행한다.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에 맞게 선정된 영화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빌리지’다. 영화는 19세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 코빙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바이러스(질병)의 공포와 그에 따른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가 특징이다.

2018년 8월 시작한 ‘인문학으로 영화 읽기’는 영화를 통해 인문학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 얽혀 있는 불안, 아픔, 무기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임이다. 최근까지 ‘싸이코패스와 범죄’, ‘우리도 사랑일까’, ‘합리적 의심’, ‘차이와 혐오’, ‘인간 내면의 고독’을 주제로 약 25회의 모임을 열어왔다.

문학전문서점 검은책방흰책방이 진행하는 ‘책을 보다 영화를 읽다-책과 영화가 만나는 미니멀리즘 영화제’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영화제는 원작인 문학작품과 영화를 함께 읽고 보며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검은책방흰책방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에서 만날 수 있다.

17일에는 영화 ‘판도라’, 책 ‘체르노빌의 아이들’을 텍스트로 하며 이후 ‘폭풍의 언덕’(24일), ‘체실비치에서’(31일)도 다룬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