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21대 원구성 원론적 동의…위기 극복엔 초당적 협력
문 대통령-여야 원내대표 회동…무슨 얘기 오갔나
문대통령 “국회 정상적으로 개원했으면”
주호영, 원구성 협상 ‘뼈 있는’ 농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복원 주목
격의없는 대화 집권 후반기 ‘협치’ 기대
2020년 05월 28일(목) 19:40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566일 만에 청와대에서 회동하면서 문 정권 후반기 정치권의 ‘협치’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와 과거 정권에서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서 숱한 법안과 정책이 발목이 잡혔고, 국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 법안 등도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특히 광주·전남지역의 경우에도 5·18 관련법 등 지역 현안 법안 등이 여야 대립 속에서 국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4·15 총선을 통해 몸집을 키운 ‘슈퍼 여당’과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로 개편하면서 ‘달라진 보수’를 표방한 여당이 법정 기한 내에 21대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코로나 19관련 추경과 현안 법안을 처리하게 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21대 원구성, 원론적으로 동의=이날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회동은 오는 6월 5일 시작되는 21대 원구성의 초석을 닦는 자리로 기대됐다.21대 원구성을 위해서는 국회의장단은 6월 5일까지, 상임위원장은 6월 8일까지 선출해야 한다. 상임위원장 선출 이후 4·15 총선 당선인들의 상임위원회 배정이 이뤄진다.주요 갈등 요인은 핵심 상임위원회 위원장직과 국회 개선안 등이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 만남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놓고 여야의 힘겨루기도 팽팽하다. 민주당은 효율적 법률 처리와 문재인 정부 후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 이들 위원장직을 맡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통합당은 행정부에 대한 야당의 건전한 견제를 내걸고 맞서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도 21대 원구성은 단연 대화의 중심이었다.문 대통령은 “국회법으로 정해진 시점에 21대 국회가 정상적으로 개원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고, 이에 주 원내대표는 “협조하고 싶다”고 답했다.구체적인 약속은 없었지만 566일만에 대통령과 한 자리에 모인 여야 원내대표가 원활한 국회 원구성에는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격없는 대화 ‘협치’로 이어지나=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청와대 회동을 한 것은 지난 2018년 11월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회의 이후 처음이다. 오는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1대 국회를 맞아 여야 최고위층이 협치에 시동을 건 것이기도 하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와의 만남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 이후에 1년 6개월만이다. 20대 국회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1차 회의를 끝으로 더 이상 가동 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동은 ‘격의없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난 상춘재는 청와대 경내에 최초로 지어진 전통 한옥으로, 주로 외빈 접견 시 이용된다.공식 회담이나 회의 성격이 강한 본관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상춘재를 오찬장으로 택한 것은 격의 없는 소통을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 모두 ‘노타이’ 차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먼저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주 원내대표가 “날씨가 좋습니다”라고 하자 문 대통령도 “예. 반짝반짝”이라고 화답했다.김 원내대표가 “날씨처럼 대화도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하자 주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다 가져간다’ 얘기만 안 하시면….”이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최근 여야 갈등을 빚고 있는 국회 상임위원장 배정을 놓고 주 원내대표가 뼈있는 소리를 했고, 이를 웃음으로 넘기는 장면도 연출했다.

문 대통령과 두 원내대표는 회동 후 청와대 경내를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이어갔다.또 오찬 회동의 메인 메뉴로 비빔밥이 테이블에 올랐다.‘협치’를 상징하는 비빔밥은 문 대통령 주재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 중 하나다. 2017년 5월19일 첫 회동과 2018년 8월16일 두 번째 회동에 비빔밥이 올랐다. 두 번째 회동 때는 말복인 점을 감안해 오색 비빔밥에 삼계죽을 곁들였다.

한편 문 대통령과 두 원내대표는 총 156분간 오찬 겸 회동을 진행했다. 낮 12시1분에 만나 오후 2시3분까지 오찬을 가진 뒤 오후 2시37분까지 경내 산책을 하고 헤어졌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