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절망 상태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군대를 전역한 이후입니다. 9월에 전역하고 바로 복학을 했죠. 10월에 들어가서 저는 한 달 내내 술을 퍼 마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때의 저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될지 막막했습니다. ‘
과연 내가 앞으로 삶을 잘 살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이었습니다. 불안을 잊기 위해 마신 술 덕분에 군대에서 빠졌던 살이 다시 붙어 원상복구 됐습니다. 비교 사진이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쉽습니다.
하여튼 술독에 빠져 결국 깨달은 것은 이것이었죠. “나에게는 아직 1년 반이 남았으니까 천천히 생각하자!”
어찌어찌 한 학기를 마치고 2년 군대생활로 고생한 것에 대해 스스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는 코스모스 졸업하면 엉키는 것이 있을 테니 한 학기 휴학하고 좀 쉬면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고 말했죠. 부모님은 아들이 불쌍했는지 흔쾌히 허락하셨습니다.
자 여러분 제가 휴학한 6개월 동안 무엇을 했을까요? 여행? 아르바이트? 새로운 배움? 하하. 저는 정말로 제가 한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습니다. 저는 와식(臥食)생활을 했습니다. 자취방의 침대에 붙어 있다시피 생활했습니다. 집 밖은 거의 나가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살았습니다. 좋았었죠.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가끔 글을 쓰고 가끔 책을 읽고 게임도 깔짝깔짝 하며 지냈습니다. 이 당시 먹고 싶은 것은 꼭 먹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따박따박 잘 챙겨 먹으니 살은 더 불어났죠.
잉여롭게 반년을 살다 보니 이것도 습관이 되었어요. 정말로 저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게 되었죠. 대학을 졸업하고 잉여로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대학원을 택했습니다. 부모님은 저의 의도를 모르셨어요. 학교에서 일을 하는 조건으로 장학금을 받아 대학원에 다녔기에 “그래도 우리 아들이 부모가 해준 것도 없는데 자기 살길은 알아서 찾는구나” 하셨어요.
그렇게 대충대충 살던 어느 날, 취직한 후배를 만났어요. 자산관리사가 된 후배가 저의 미래에 대해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었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결국 살아가는데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이 있으려면 계획이 있어야 한다. “형 내가 설계를 좀 해줄게” 이렇게 말하고 돌아갔던 후배는 “이 사람아 뭐가 있어야 설계를 하지”라는 말과 함께 설계불가와 눈총을 받았고 결국 입사 한 달 만에 할당치를 채우지 못해 잘렸습니다. 슬펐습니다.
이 일로 “나는 지금 절망상태에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TV에서 보던 절망하는 20대 청년이 나였다니. 처음 태어났을 때는 심장이었는데 지금은 돈이 심장이 되어 버려서 죽어가는 느낌입니다.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는 저는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관계 혹은 이루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을 미리 포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슬펐습니다. 정말로요. 스스로 무생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불안했고, 그래서 두려워했고, 그렇게 지레 겁먹은 저는 똑같은 하루를 반복해 왔습니다. 저에게 청춘은 없었습니다. 저는 수많은 가능성을 제 좁은 자취방에 가두었습니다. 군대에서 처음 헬기레펠을 했을 때 이후로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기 전의 두근거림 같은 것이 제게는 없었습니다.
“마음이 움직이면 세상이 움직인다”라는 흔한 명언이 있습니다. 가능성이라는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가능성을 실험해보려는 의지가 저에게 없었습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라면서 말이죠.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안정적인 것이 최고다”를 부르짖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 말이 저를 불안하게 합니다. 장학금을 제외하고 학교에서 주는 월급 15만원과 부모님의 지갑에서 야금야금 돈을 타 쓰는 것에 만족하려 하는 잉여인간 박준성은 세상이 무섭습니다.
요즘 저는 ‘가능성 노트’를 적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가능성 있어 보이는 것들을 적는 노트죠. 예를 들자면 “국악악기로 헤비메탈을 해보면 어떨까?”라든지 “커피에 어떤 것을 섞어야 새로운 맛이 날까?” 같은 것들입니다. 저는 이것이 반복되는 절망에 가능성과 욕망이라는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 생각하며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숲이 될 노트를 보며 이제는 심장으로 세상을 살아 가보려 합니다.
과연 내가 앞으로 삶을 잘 살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이었습니다. 불안을 잊기 위해 마신 술 덕분에 군대에서 빠졌던 살이 다시 붙어 원상복구 됐습니다. 비교 사진이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쉽습니다.
어찌어찌 한 학기를 마치고 2년 군대생활로 고생한 것에 대해 스스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는 코스모스 졸업하면 엉키는 것이 있을 테니 한 학기 휴학하고 좀 쉬면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고 말했죠. 부모님은 아들이 불쌍했는지 흔쾌히 허락하셨습니다.
자 여러분 제가 휴학한 6개월 동안 무엇을 했을까요? 여행? 아르바이트? 새로운 배움? 하하. 저는 정말로 제가 한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습니다. 저는 와식(臥食)생활을 했습니다. 자취방의 침대에 붙어 있다시피 생활했습니다. 집 밖은 거의 나가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살았습니다. 좋았었죠.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가끔 글을 쓰고 가끔 책을 읽고 게임도 깔짝깔짝 하며 지냈습니다. 이 당시 먹고 싶은 것은 꼭 먹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따박따박 잘 챙겨 먹으니 살은 더 불어났죠.
그렇게 대충대충 살던 어느 날, 취직한 후배를 만났어요. 자산관리사가 된 후배가 저의 미래에 대해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었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결국 살아가는데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이 있으려면 계획이 있어야 한다. “형 내가 설계를 좀 해줄게” 이렇게 말하고 돌아갔던 후배는 “이 사람아 뭐가 있어야 설계를 하지”라는 말과 함께 설계불가와 눈총을 받았고 결국 입사 한 달 만에 할당치를 채우지 못해 잘렸습니다. 슬펐습니다.
이 일로 “나는 지금 절망상태에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TV에서 보던 절망하는 20대 청년이 나였다니. 처음 태어났을 때는 심장이었는데 지금은 돈이 심장이 되어 버려서 죽어가는 느낌입니다.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는 저는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관계 혹은 이루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을 미리 포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슬펐습니다. 정말로요. 스스로 무생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불안했고, 그래서 두려워했고, 그렇게 지레 겁먹은 저는 똑같은 하루를 반복해 왔습니다. 저에게 청춘은 없었습니다. 저는 수많은 가능성을 제 좁은 자취방에 가두었습니다. 군대에서 처음 헬기레펠을 했을 때 이후로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기 전의 두근거림 같은 것이 제게는 없었습니다.
“마음이 움직이면 세상이 움직인다”라는 흔한 명언이 있습니다. 가능성이라는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가능성을 실험해보려는 의지가 저에게 없었습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라면서 말이죠.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안정적인 것이 최고다”를 부르짖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 말이 저를 불안하게 합니다. 장학금을 제외하고 학교에서 주는 월급 15만원과 부모님의 지갑에서 야금야금 돈을 타 쓰는 것에 만족하려 하는 잉여인간 박준성은 세상이 무섭습니다.
요즘 저는 ‘가능성 노트’를 적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가능성 있어 보이는 것들을 적는 노트죠. 예를 들자면 “국악악기로 헤비메탈을 해보면 어떨까?”라든지 “커피에 어떤 것을 섞어야 새로운 맛이 날까?” 같은 것들입니다. 저는 이것이 반복되는 절망에 가능성과 욕망이라는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 생각하며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숲이 될 노트를 보며 이제는 심장으로 세상을 살아 가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