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칼럼이라는 이름의 무거움을 떨치고, 조금은 가벼운 웃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려 드립니다. 지난 연말에 읽었던 ‘속담 인류학’(요네하라 마리 저, 한승동 역)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일 때문에 출장이 잦은 남편이 있었습니다. 오늘도 남편이 출장 가는 날입니다. 아침에 아내는 언제나처럼 남편을 보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돌아올 때 역에 도착하면 꼭 전화해 주세요. 목욕물을 딱 좋은 온도로 데워 놓고, 저녁 식사도 맞춰서 내놓을 수 있게요.”
남편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정을 지닌 이의 행복을 맛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물론 출장지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아내가 말한 대로 꼭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금 도쿄 역에 막 도착했어. 집까지는 30분쯤 걸릴 거야.”
그런데 어느 날, 그는 그만 전화하는 걸 깜빡 잊고 자기 집 앞까지 와 버렸습니다. 창 너머로 실내가 보입니다. 그런데, 어? 못 보던 남자가 발가벗고 있지 않습니까. 집을 잘못 찾았나. 우앗, 아니야. 낯선 남자에게 안겨 있는 저건 분명히 내 아내야.
남편은 허둥지둥 빠져나와 근처 찻집에 들어가더니 집에 전화를 겁니다. “아, 나야. 지금 도쿄 역에 막 도착했어. 집까지는 30분쯤 걸릴 거야.” 그리고 정확히 30분 뒤 집에 돌아온 남편을 맞은 건 언제나 그랬듯이, 적당한 온도의 목욕물과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 무엇보다도 아름답게 미소 짓는 아내였습니다. 그 아늑함을 음미하면서 남편은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아이고, 전화 한 통 까먹었다가 이 행복한 가정을 깨뜨릴 뻔했네.”
빠져나와야 할 6가지 감옥
어떻습니까. 재미있지요? 새해 벽두부터 무슨 썰렁한 얘기냐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세네갈 속담에 이런 게 있답니다. “가족을 화해하게 만드는 거짓말이 가정을 깨뜨리는 진실보다 낫다.” 그러고 보니 가정의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명제는 세계 어느 나라나 공통인 모양입니다. 올 한 해 가정의 평화만큼은 꼭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ㅋㅋ
지난 한 해 동안 아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글들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마도 칼럼에 활용하라는 배려가 담겨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책 읽기를 게을리하면서도 손 안의 스마트폰 속에서 이렇게 좋은 글들을 접할 수 있으니 이래저래 좋은 세상입니다. 그 좋은 글들을 새해 아침, 다 함께 공유하며 시작하고 싶습니다.
어떤 심리학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에게는 여섯 가지 감옥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감옥은 자기도취의 감옥입니다. 왜 그런 사람들 많지 않습니까. 자기만 아는 사람들. 두 번째는 비판의 감옥입니다. 항상 다른 사람의 단점만 보고 비방하기를 좋아하지요. 세 번째는 절망의 감옥입니다. 늘 세상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불평하며 절망합니다. 네 번째는 과거 지향의 감옥입니다. 옛날이 좋았다고 떠들어대면서 현재를 낭비합니다. 다섯 번째는 선망의 감옥입니다. 내 가진 것의 소중함은 모르고 남의 떡만 크게 봅니다. 여섯 번째는 질투의 감옥입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면 괜히 배가 아픕니다. 사람은 이 여섯 가지 감옥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합니다. 새해 첫날, 행복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록펠러는 33세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53세에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55세에 불치병으로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휠체어를 타고 갈 때, 병원 로비에 실린 액자의 글이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그의 마음속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잠시 후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는데 입원비 문제로 다투는 소리였습니다. 병원 측은 병원비가 없어 입원이 안 된다고 하고, 환자 어머니는 입원시켜 달라고 울면서 사정하고 있었습니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지불하게 한 뒤 누가 지불했는지 아무도 모르게 했습니다. 얼마 후 은밀히 도와주었던 그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던 록펠러는 얼마나 기뻤던지 나중에 자서전에서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네요. “저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이왕 할 거라면 ‘웃으면서’
그 일이 있은 이후로 그는 나눔의 삶을 작정하고 실천합니다. 그렇게 하자 신기하게 도 그의 병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그 뒤 그는 98세까지 살며 좋은 일을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 그는 회고합니다.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다.” 그렇습니다. 행복한 삶은 ‘나누는 삶’입니다.
오드리 햅번이 딸에게 보낸 유언 형식의 쪽지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해라.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의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해라.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들 하지요? 하지만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었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죽습니다. 이제 욕심부리지 말고 그냥 살아갑시다. ‘그냥’이라는 말 얼마나 좋습니까.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구례 출신 문삼석 시인의 ‘그냥’ 전문) ‘그냥’이라는 말에는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새해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좋아하는 누군가’가 더욱 많아졌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시 한 수 덧붙이면서 올해 첫 인사에 갈음합니다.
“누군가 할 거면 내가/ 언젠가 할 거면 지금/ 이왕 할 거면 웃으면서” 어디선가 본 시 같은데 인터넷을 다 뒤졌지만 끝내 지은이가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누가 좀 가르쳐 줘요) 그래도 이 시 속에는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고 온 세상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의 비밀스러운 해답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해엔 웃음이 넘치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일 때문에 출장이 잦은 남편이 있었습니다. 오늘도 남편이 출장 가는 날입니다. 아침에 아내는 언제나처럼 남편을 보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돌아올 때 역에 도착하면 꼭 전화해 주세요. 목욕물을 딱 좋은 온도로 데워 놓고, 저녁 식사도 맞춰서 내놓을 수 있게요.”
그런데 어느 날, 그는 그만 전화하는 걸 깜빡 잊고 자기 집 앞까지 와 버렸습니다. 창 너머로 실내가 보입니다. 그런데, 어? 못 보던 남자가 발가벗고 있지 않습니까. 집을 잘못 찾았나. 우앗, 아니야. 낯선 남자에게 안겨 있는 저건 분명히 내 아내야.
남편은 허둥지둥 빠져나와 근처 찻집에 들어가더니 집에 전화를 겁니다. “아, 나야. 지금 도쿄 역에 막 도착했어. 집까지는 30분쯤 걸릴 거야.” 그리고 정확히 30분 뒤 집에 돌아온 남편을 맞은 건 언제나 그랬듯이, 적당한 온도의 목욕물과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 무엇보다도 아름답게 미소 짓는 아내였습니다. 그 아늑함을 음미하면서 남편은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아이고, 전화 한 통 까먹었다가 이 행복한 가정을 깨뜨릴 뻔했네.”
어떻습니까. 재미있지요? 새해 벽두부터 무슨 썰렁한 얘기냐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세네갈 속담에 이런 게 있답니다. “가족을 화해하게 만드는 거짓말이 가정을 깨뜨리는 진실보다 낫다.” 그러고 보니 가정의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명제는 세계 어느 나라나 공통인 모양입니다. 올 한 해 가정의 평화만큼은 꼭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ㅋㅋ
지난 한 해 동안 아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글들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마도 칼럼에 활용하라는 배려가 담겨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책 읽기를 게을리하면서도 손 안의 스마트폰 속에서 이렇게 좋은 글들을 접할 수 있으니 이래저래 좋은 세상입니다. 그 좋은 글들을 새해 아침, 다 함께 공유하며 시작하고 싶습니다.
어떤 심리학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에게는 여섯 가지 감옥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감옥은 자기도취의 감옥입니다. 왜 그런 사람들 많지 않습니까. 자기만 아는 사람들. 두 번째는 비판의 감옥입니다. 항상 다른 사람의 단점만 보고 비방하기를 좋아하지요. 세 번째는 절망의 감옥입니다. 늘 세상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불평하며 절망합니다. 네 번째는 과거 지향의 감옥입니다. 옛날이 좋았다고 떠들어대면서 현재를 낭비합니다. 다섯 번째는 선망의 감옥입니다. 내 가진 것의 소중함은 모르고 남의 떡만 크게 봅니다. 여섯 번째는 질투의 감옥입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면 괜히 배가 아픕니다. 사람은 이 여섯 가지 감옥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합니다. 새해 첫날, 행복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록펠러는 33세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53세에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55세에 불치병으로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휠체어를 타고 갈 때, 병원 로비에 실린 액자의 글이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그의 마음속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잠시 후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는데 입원비 문제로 다투는 소리였습니다. 병원 측은 병원비가 없어 입원이 안 된다고 하고, 환자 어머니는 입원시켜 달라고 울면서 사정하고 있었습니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지불하게 한 뒤 누가 지불했는지 아무도 모르게 했습니다. 얼마 후 은밀히 도와주었던 그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던 록펠러는 얼마나 기뻤던지 나중에 자서전에서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네요. “저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이왕 할 거라면 ‘웃으면서’
그 일이 있은 이후로 그는 나눔의 삶을 작정하고 실천합니다. 그렇게 하자 신기하게 도 그의 병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그 뒤 그는 98세까지 살며 좋은 일을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 그는 회고합니다.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다.” 그렇습니다. 행복한 삶은 ‘나누는 삶’입니다.
오드리 햅번이 딸에게 보낸 유언 형식의 쪽지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해라.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의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해라.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들 하지요? 하지만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었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죽습니다. 이제 욕심부리지 말고 그냥 살아갑시다. ‘그냥’이라는 말 얼마나 좋습니까.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구례 출신 문삼석 시인의 ‘그냥’ 전문) ‘그냥’이라는 말에는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새해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좋아하는 누군가’가 더욱 많아졌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시 한 수 덧붙이면서 올해 첫 인사에 갈음합니다.
“누군가 할 거면 내가/ 언젠가 할 거면 지금/ 이왕 할 거면 웃으면서” 어디선가 본 시 같은데 인터넷을 다 뒤졌지만 끝내 지은이가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누가 좀 가르쳐 줘요) 그래도 이 시 속에는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고 온 세상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의 비밀스러운 해답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해엔 웃음이 넘치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